2023년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순위 10(인문 분야)
1. 도둑맞은 집중력(요한 하리)
전 세계 모든 곳에서, 집중하는 우리의 능력은 붕괴하고 있다. 미국의 10대들은 한 가지 일에 65초 이상 집중하지 못한다. 직장인들의 평균 집중 시간은 단 3분에 불과하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요한 하리는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지 알아보기 위해 이 분야를 주도하는 전 세계 과학자들과 전문가들을 만나기 위한 대장정을 떠났다. 그리고 그동안 이 주제에 대해 우리가 잘못 알고 있음을 발견했다.
우리는 집중하지 못하고 산만해지는 것이 흔히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기기에 대해 자제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개인의 실패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저자는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집중력 문제가 현대 사회의 비만율의 증가와 유사하다고 설명한다. 정크푸드를 중심으로 한 식품 공급 체계와 생활 방식의 변화가 비만율 증가를 만든 것처럼, 집중력 위기의 광범위한 증가도 현대 사회 시스템이 만들어낸 유행병과 같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저자는 인간의 주의력을 빼앗는 꼼수를 발견한 실리콘밸리의 반체제 인사, 강아지에게 ADHD를 진단한 수의사, 심각한 집중력 위기에 빠진 리우의 빈민가, 놀라운 방식으로 노동자들의 집중력을 회복한 뉴질랜드의 한 회사까지 종횡무진한다. 그리고 이러한 광범위한 집중력 위기에 수면의 부족, 독서의 붕괴, 테크 기업들의 주의력 조종과 약탈 등 12가지 원인이 작용한다는 것을 발견한다.
2.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유시민)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는 역사ㆍ정치ㆍ경제ㆍ글쓰기ㆍ여행 등 인문학 분야의 글을 써온 작가 유시민이 과학을 소재로 쓴 첫 책이다. 유시민에게 “지적 자극과 정서적 감동을 준 과학이론, 인간과 사회와 역사에 대한 생각을 교정해준 정보를 골라 새롭게 해석”했다. 과학과 인문학이 교차ㆍ통섭하는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
저자는 과학 책을 읽으며 인문학 공부로 배우지 못한 지식과 정보를 얻고, 과학의 토대 위에서 다양하게 사유할 수 있었다. 그리하여 온전한 공부를 하기 위해 인문학과 함께 과학 공부를 해야 한다고, 회한의 감정을 실어 말한다. “다시 스무 살로 돌아간다면 인문학과 함께 과학도 공부하고 싶다.” 그리고 현재 인문학이 맞닥뜨린 위기와 한계를 뚫고 나아가려면 과학의 성취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인문학은 과학으로 정확해지고, 과학은 인문학으로 깊어진다.
3.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김혜남)
30년 동안 정신분석 전문의로 일해 온 김혜남이 벌써 마흔이 된 당신에게 해 주고 싶은 말들을 담은 책이다. 그녀는 지금껏 살면서 한 가지 후회하는 게 있다면 스스로를 너무 닦달하며 인생을 숙제처럼 산 것이라고 말한다. 의사로, 엄마로, 아내로, 며느리로, 딸로 살면서 늘 의무와 책임감에 치여 어떻게든 그 모든 역할을 잘해 내려 애썼고 그러다 보니 정작 누려야 할 삶의 즐거움들을 놓쳐 버렸다는 것이다. 그러다 22년 전 마흔세 살에 파킨슨병 진단을 받으며 비로소 알게 되었다. 자신이 없으면 집안도 병원도 제대로 안 굴러갈 것 같았는데 세상은 너무나 멀쩡히 잘 굴러갔다. 그제야 그녀는 자신의 곁을 지켜 주는 사람들을 다시 보게 되었고, 놓쳐서는 안 될 인생의 소중한 것들이 무엇인지를 돌아보게 되었다. 그래서 벌써 마흔이 되어 버린, 후회 없는 인생을 살고 싶은 사람들에게 말해 주고 싶은 것도 딱 한가지다. “하나의 문이 닫히면 또 하나의 문이 열린다. 그러니 더 이상 고민하지 말고 그냥 재미있게 살아라!”
4. 모든 삶은 흐른다(로랑스 드빌레르)
그 어느 때보다 본질에 집중해야 할 필요를 느끼는 요즘, 우리에게 ‘무한함’과 삶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자연이 있다. 잔잔하면서도 거칠고, 당장 와 닿을 것 같으면서도 금세 멀어지는, 고요하되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바다’가 바로 그것이다.
바다의 물결만큼 자연스러운 움직임은 없고, 대륙을 둘러싼 바다만큼 커다란 생명줄은 없다. 선원들의 용기, 변함없이 밝은 등대의 불빛, 계속 헤엄치는 상어의 힘, 한시도 같은 모습을 보이지 않는 거친 파도까지. 살아 숨 쉬는 철학인 바다는 존재 그 자체로 우리에게 감동을 안겨주며, 깊은 지혜와 생각지도 못한 인생철학을 가르쳐준다.
《모든 삶은 흐른다》는 2022년 프랑스 최고의 철학과 교수로 꼽힌 로랑스 드빌레르의 인문에세이로 출간 후 프랑스 현지 언론의 극찬을 받으며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저자는 낯선 ‘인생’을 제대로 ‘항해’하려면 바다를 이해하라고 조언한다. 바다가 우리의 삶과 가장 흡사한 자연이기 때문이다. 고난과 역경, 환희와 기쁨, 탄생과 죽음이 공존하는 바다가 던지는 철학적 사유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5. 내면소통(김주환)
마음에도 근육이 있다. 몸의 근력처럼 마음근력도 체계적이고 반복적으로 훈련하면 강해진다. 베스트셀러 《회복탄력성》 출간 후 한층 더 깊이 마음근력 연구에 집중해온 김주환 교수는 신간 《내면소통》을 통해 마음근력을 키우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밝혔다. ‘내면소통’이 마음근력의 기초이며, 올바른 내면소통을 위한 최선의 방법은 명상이라는 것. 그는 ‘내면소통 명상’의 효능을 입증하기 위해 국내 유수의 뇌과학자, 정신건강의학 전문의들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는 한편 그 연구 결과를 현장에서 직접 검증했다.
현재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을 대상으로 내면소통 명상법을 강연하는 한편, 각계각층의 리더와 명상 강사들에게 명상 훈련을 전수하고 있다. 수년에 걸친 집필을 마무리한 2022년 11월, 처음으로 일반인에게 공개된 저자의 명상 강연은 1년여 만에 유튜브에서 누적조회 수 3,600만 뷰를 넘기며 수많은 이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내면소통 이론과 마음근력 훈련법을 신뢰할 수 있는 이유다.
6. 도파민네이션(애나 렘키)
도파민네이션(dopamine nation)이란? 과학자들은 중독 가능성을 측정하는 보편적인 척도로서 도파민을 사용한다. 뇌의 보상 경로에 도파민이 많을수록 중독성은 더 커진다. 과거에는 도파민을 자극하는 대상을 구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인간이 세상을 결핍의 공간에서 풍요가 넘치는 공간으로 바꾸면서 중독의 법칙이 바뀌었다. 중독성 물질, 음식, 뉴스, 도박, 쇼핑, 게임, 채팅, 음란 문자,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트위터… 오늘날 큰 보상을 약속하는 자극들은 양, 종류, 효능 등 모든 측면에서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증가했다. 디지털 세상의 등장은 이런 자극들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스마트폰은 컴퓨터 세대에게 쉴 새 없이 디지털 도파민을 전달하는 현대판 피하주사침이 됐다. 우리는 도파민, 자본주의, 디지털이 결합된 탐닉의 사회, 도파민네이션에 살고 있다. 이제 누구도 중독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도파민네이션』의 저자 애나 렘키 박사는 스탠퍼드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이자 스탠퍼드대학 중독치료 센터를 이끄는 정신과 의사이다. 미국 행정부와 의회의 의료 정책을 만드는데 참여하고 있으며 100여 편이 넘는 글과 논문을 발표한 학자이기도 하다. 그러나 엘리트 코스만을 밟아온 이력과 달리 그녀는 이 책에서 어릴 때부터 우울증을 앓아왔고 의사가 된 후에도 에로티즘 소설에 중독된 적이 있었다고 고백한다. 그녀는 한마디로 중독에 관해서는 ‘전문가’인 동시에 ‘내부고발자’인 셈이다. 『도파민네이션』은 최신 뇌과학, 신경과학 연구와 자신이 20년 동안 만난 수 만 명의 임상사례를 통해 인간, 뇌, 중독 그리고 회복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무엇보다 중독에서 벗어나 삶의 균형을 찾기 위해서는 약물 치료에 의존하기 보다는 도파민의 법칙을 이해하고 고통과 화해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고 말한다.
7.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1(채사장)
어렵고 딱딱하던 인문학 분야 판도를 뒤바꾼 책.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것을 시작으로, 200만 부 누적 판매를 돌파해 더블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며, 장장 5년간 스테디셀러의 자리에서 꿈쩍도 하지 않은 책. 발음하기도 낯설고 어려운 ‘지대넓얕’이라는 말을 유행시키고, 유사 콘셉트의 TV 프로그램까지 탄생시킨 책, 기초 상식에 목말라 있던 보통 사람들이 거리낌 없이 토론하게 하고 뉴스를 주체적으로 보게 하고 선거에서 주관을 갖게 한 책, 80대 독자가 독학을 시작하고 중학생 독자가 인문학을 읽게 하고 직장인들이 독서 모임을 갖게 하는 등 세대 불문 남녀노소 읽을 수 있도록 쉽고 재미있게 쓰였다고 평가받는 책. 이 모든 것이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에 대한 설명이다.
신간 [제로] 편에 이어, 출간 5년 만에 처음으로 개정증보판이 나왔다. 거칠고 부족했던 부분은 부드럽게 매만지고 채워 넣었다. 낡은 이야기는 시대에 맞게 바꿨다. 작가 채사장이 출간 후 많은 독자와 만나 나누었던 이야기들은 책을 개정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꼼꼼하게 수선된 개정판을 읽는 순간, 왜 지난 5년간 이 책의 아성이 깨지지 않았는지 확인하게 될 것이다.
8. 쇼펜하우어 아포리즘: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쇼펜하우어가 세상을 떠난 지 15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우리가 오늘날까지 쇼펜하우어를 기억하고 그가 남긴 저서에서 인생의 해답을 찾으려는 이유가 뭘까? 그것은 쇼펜하우어가 인생 그 자체를 텍스트 삼아 삶의 고통을 철학으로 승화시켰기 때문이다. 인생은 고통이며, 고통은 집착에서 비롯되고, 따라서 집착을 버림으로써 우리는 고통의 소멸에 이를 수 있다는 ‘비관에 대한 비관’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의 철학은 행복해지고 싶어서 결국 불행해져 버린 현대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쇼펜하우어는 일평생 열한 권의 책을 썼고, 그중 생전에 출판된 저서는 여덟 권이다. 괴테를 비롯한 수많은 사람과 편지를 주고받았고, 1만 페이지가 넘는 일기를 거의 하루도 빼놓지 않고 썼다.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는 그의 도서들과 편지, 일기 등에서 쇼펜하우어의 삶에 대한 통찰과 정곡을 찌르는 인생 조언을 모아 엮은 책이다. 쇼펜하우어를 알고 있는 사람도, 알지 못했던 사람도 이 책을 읽게 되는 순간, 옛 철학자의 독설 안에 감춰진 열망과 투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9.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강용수)
“산다는 것은 괴로운 것이다”, “오늘은 단 한 번뿐이다”, “우리의 모든 불행은 혼자 있을 수 없어서 생긴다” 등의 명언을 남긴 아르투어 쇼펜하우어는 인생이 고통이라면 삶의 기준을 타인에게서 자신으로 옮기는 ‘진짜 행복’을 위한 고통을 겪으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자기 자신을 긍정하는 마음, 타인에게 비굴하지 않는 당당함, 스스로의 힘으로 살 수 있는 품격이다.
가장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인생의 황금기이자 ‘인생은 고통’이라는 인식에 다다르는 마흔, 또는 마흔을 앞두었거나 되돌아보는 나이라면 쇼펜하우어를 만나 보라. 인생의 고민들을 떨치고 마음을 다스리는 통찰력과 행복의 열쇠를 손에 쥘 수 있을 것이다.
10. 초역 니체의 말(프리드리히 니체)
무언가 뚜렷하게 잘못된 것은 없지만 그렇다고 홀가분히 하루를 마치며 편안하게 잠자리에 들 수 없을 때가 있다. 딱히 어떤 말로 표현하기는 힘든, 막막하고 고독한 이 마음을 누군가에게는 이해받고 또 위로받고 싶은 순간이 있다. 《초역 니체의 말》은 그러한 당신에게 담담한 위로와 희망의 말을 건넨다.
《초역 니체의 말》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철학자 중 하나로 꼽히는 프리드리히 니체의 글 가운데, 철학과 종교에 관한 해설서의 명쾌함으로 정평이 나 있는 일본의 작가 시라토리 하루히코가 편번역을 맡아 엄선한 232편의 명언을 담은 책이다. 다소 어렵게 느껴졌던 기존 니체의 분위기에서 벗어나 대중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새롭게 엮어진 《초역 니체의 말》은, 시대를 뛰어넘는 날카로운 통찰력과 함께 현대를 사는 우리의 내면을 자극하는 섬세한 감성으로 찾아온다. 니체의 철학과 강인한 생기, 보다 고귀한 자아를 향해 나아가려는 굳은 의지가 참신하고 짧은 산문체의 글 토막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미 일본에서는 2010년 1월 출간 시점부터 현재까지 200만이 넘는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희망과 위로를 얻고 있으며 그 행진은 아직까지도 진행형이다.